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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 동네

우리 마을이 아니라 다른 마을, 두 동네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우리 동네도 면소재지에 비하면 많이 높은 곳에 위치해있었다. 커다란 오르막을 2개나 지나야 마을에 진입이 가능하다. 지금 자전거야 기어가 잘 되어있어 오르막을 걸어서 올라가는 것보다 더 쉽게 오를 수 있다. 하지만 옛날 자전거는 기어가 없다. 자전거 이야기는 시간 나면 나중에 해보려고 한다. 먼저 첫번째 동내는 우리 면 소재지 동네 중 고도가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동네이다. 인근에서 가장 높은 산 중턱의 마을이다. 이 동네 아이들의 특징은 다리나 팔에 깁스를 자주 한다. 학교에서 먼 동네 아이들의 특징은 저학년 버스로 통학, 고학년 자전거로 통학 중학생부터 작은 오토바이(불량 청소년 아니다. 다 탄다)를 이용했다. 위에서 말한 산 중턱 ..

왕과 왕비의 석상 마지막 편

아, 드디어 이 시리즈의 마지막 편이다. 이야기를 듣고 자란 첫째는 시큰둥한다. 핸드폰이 있으니 아빠 블로그 구독 좀 해달라고 사정을 하면 시크하게 "네." 하고 슬쩍 보고 끝이다. 둘째는 뭐가 그리 바빴는지 잠들 때 이야기를 해주지 못하고 재웠다. 지금 둘째는 아빠 블로그에 빠져 산다. 아빠 블로그 매니저다. 오늘은 방문자가 몇 명이에요? 성화에 못 이겨 블로그에 글 올린다. 아들아! 아빠 최선을 다하고 있다. 루비 공주는 궁전을 빠져나왔다. 큰길로 다니면 금방 잡힐 것 같았다. 좁은 골목길로 사람이 없는 곳으로 걷고 또 걸었다. 인적이 드문 조그만 산 중턱에 다다랐다. 이제 쫓아오는 사람이 없을 것 같다는 안도감에 갑자기 피곤함과 배고픔이 밀려왔다. 그 자리에 주저앉아 한바탕 울고 나니 다시 정신이 ..

무쇠 가마솥에서 목욕을 해보았는가?

나는 운동을 좋아하는 편이라 자주 샤워를 한다.(깨끗한 사람이다.) 목욕탕 가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뭔가 답답한 느낌도 싫고. 우리 집 두 아들들도 똑같다. 목욕탕 가면 15분이면 끝이다. 하지만 마님은 목욕을 무척이나 좋아하신다. 뭐가 그리 때가 많은지 가면 3시간을 넘게 있는 거 같다. 난 누가 돈주고 있으라고 해도 못 견딜 것 같은데. 마님이 목욕 간다고 하니 불현듯 어린 시절 목욕하던 때가 생각난다. 내가 초등학교(그때는 국민학교) 입학 전에 있었던 일이다. 여름에는 더우면 물에서 놀기에 엄청 더럽지는 않았지만 겨울은 다르다. 매서운 추위에 목욕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빨간 대야(수정 후 재사용 가능한 이미지가 없다. 구글에 찾아보길 바란다.)에 따뜻한 물을 받아서 목욕을 했다. 지금처..

레이크힐즈 제주 CC 69타 후기

오랜만에 스크린을 갔다. 더욱 기분 좋은 건 1번 홀 18번 홀 이글이다. 한 게임 이글 2개는 처음이다. 홀인원도 한번 했는데, 이제 남은 건 앨버트로스 하나 남았다. 우선 전체적인 코스 설명을 해보면 레이크힐스 제주CC는 드라이버가 똑바로 가지 않는 분은 정말 천국이다. 일반 코스 2개 페어웨이를 겹쳐 놓은 듯한 광활함이 가운데 보고 쳐서 오비 내는 게 더 어렵다. 아쿠아마린 1번 홀 파 4 307m 일단 내 드라이버 비거리로 원온은 불가능하다. 투온을 노리는데 워낙 폭이 넓다 보니 한가운데 도로를 겨냥했는데 비슷하게 도로 근처에 떨어졌다. 사실 도로 맞고 통통 튀어서 온 되길 바라며 힘껏 휘둘렀는데 생각보다는 비거리가 짧았다. 세 칸 샷을 치고 조금 짧지 않나 했는데, 원 바운스 후 바로 홀로 빨려..

왕과 왕비의 석상 #2

출판을 꿈꾸며 1. 아이들에게 "얘들아 자러 가라"라고 말하기 2. "내가 재미있는 이야기 해줄게"라고 말하기 3. 전화기 켜기 4. 이 이야기 읽어주기 오늘 이야기 전 하늘 나무라는 이야기를 꼭 읽어보셔야 이야기가 이해될 겁니다. 일종의 연재물입니다. 왕에 반지를 차지 한 석공은 석공은 왕을 따르던 재상에게 갔다. 재상의 집무실로 간 석공은 "왕과 왕비님이 저에게 이 반지를 주시며 이 나라를 잘 다스리라고 했습니다. 그리고는 멀리 떠나셨습니다." "믿을 수가 없군. 공주님도 살아계시는데 그렇게 갑자기 너에게 왕에 반지를 줄 까닭은 전혀 없네. 자네가 뭔가 나쁜 짓으로 빼었으면 모를까. 왕과 왕비님은 어디에 계신가? 말하지 않으면 내가 그냥 두지 않겠다." 재상을 허리에 차고 있던 날카로운 단검을 빼들고..

절대 권력(세상을 지배하는 자)

촌놈의 촌 이야기 오늘은 아이들 세계에 권력에 대하여 글을 써 보고자 한다. 1. 씨름 내가 어렸을 때의 씨름의 인기는 대단했다. 보물섬 같은 월간 만화책에 씨름을 주제로 한 만화도 있었을 정도였으니까. 지금 프로야구의 인기랑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그때의 인기로 아직도 이만기, 강호동은 TV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거대한 사람, 지금으로 치면 서장훈 만한 사람을 강호동 만한 이만기가 화려한 기술로 넘어뜨리는 것을 보고 자란 우리는 친구들끼리 자주 씨름을 했다. 씨름을 잘한다는 것 그것은 남자들 세계에서 하나의 권력이었다. 왜? 일단 그 시절에 친구들끼리 싸움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우선 씨름으로 서열이 정해지면 서열 정리가 반은 끝났다. 그 다음 씨름 잘하는 친구가 대우를 받는 이유는 '오징..

왕과 왕비의 석상 #1

출판을 꿈꾸며 1. 아이들에게 "얘들아 자러 가라"라고 말하기 2. "내가 재미있는 이야기 해줄게"라고 말하기 3. 전화기 켜기 4. 이 이야기 읽어주기 오늘 이야기 전 하늘 나무라는 이야기를 꼭 읽어보셔야 이야기가 이해될 겁니다. 일종의 연재물입니다. 옛날 아주 먼 옛날 드러전 왕국 이 왕국은 땅이 비옥하여 언제나 먹을 것이 많은 풍요로운 왕국이었다. 험한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외적의 침입도 없는 평화로운 왕국이었다. 국왕도 백성을 사랑하여 백성들의 맑은 웃음소리가 왕국 어디서나 들여왔다. 왕의 궁전에는 왕과 왕비, 공주가 살고 있었다. 공주의 이름은 '루비'였다. 루비 공주는 숨바꼭질을 아주 좋아해 작은 공간에 들어가 숨는 것을 아주 잘했다. 좁은 공간에 숨는 것만 잘하는 게 아니라 궁전에 작은 통로..

변소(화장실)의 추억

일단 퀴즈 하나 풀어보고 오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옛날 절에 신비한 화장실이 있었다. 푸세식 화장실(응가나 쉬한 게 바로 아래로 떨어지고 떨어진 내용물이 보이는 화장실)이었다. 무엇이 신비로운가 하니 바로 응가를 누면 바로 튀어 올랐다. 이것을 모르고 응가를 하면 옷을 버리기 마련이었다. 그런데 신기한 게 이 절에 스님들은 화장실 다녀와도 옷이 멀쩡하였다. 절에 하루를 묵고 있던 손님이 10년 수양을 하신 스님께 여쭤보았다. "스님은 옷에 응가가 묻지 않았나요?" "전 응가 누고 재빠르게 뚜껑을 닫습니다." 매번 뚜껑을 씻어야 하는 번거로운 방법이었다. 20년 수양 스님을 찾아가 여쭤보았다. "저는 그네를 가지고 갑니다. 화장실 천장에 그네를 달고 그네를 타면서 응가를 눕니다." 타이밍 맞춰 누기도..

동전 노래방의 매력

노래 부르기를 너무 좋아한다. 노래를 잘 불러서 좋아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한 번만 노래방을 같이 다시 같이 가자고 하는 사람이 잘 없을 정도니까. 어느 정도 못하냐면 박자는 노래방 기계가 첫 글자에 색깔이 바뀌고 나면 이제야 뒤늦게 시작한다. 아직도 반주듣고 언제 노래를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 음정은 항상 맞지 않다. 안맞는 음정이 일정하기라도 하면 좋겠는데. 부를 때마다 다르다. 이 정도 음치면 노래 부르는 것을 주저하거나 싫어할 만 하지만 이상하게 난 노래부르는게 좋다. 특히 고음의 노래를 악을 빡빡 써가며 부르면 너무나 기분이 좋아진다. 가능하면 1주일에 한번은 동전 노래방에 가려고 노력한다. 동전 노래방은 천 원에 4곡이다. 보통 한번 가면 만원 넣고 시작한다. 꼭 불러야할 곡을 못 불러 아..

하늘 나무

출판을 꿈꾸며 잠자리에 든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아득히 먼 옛날 아득히 먼 곳에 어마어마하게 큰 나무 하나가 있었다. 하늘 나무라고 부르는 나무 이 나무는 너무나 거대하여 나뭇가지에 항상 구름이 걸려 있었다. 하늘을 뚫을 듯한 거대한 나무 이 나무를 하늘 나무라고 불렀다. 하늘 나무는 그 크기만 신비로운 게 아니라 상당히 신비로운 점이 많았다. 이 하늘 나무 아래에 커다란 마을이 있었고 이 마을 사람들은 평화롭고 행복한 나날을 보내며 살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하늘 나무 주변만 풀과 나무가 무성하고 하늘 나무에서 조금 벗어나면 거대한 끝도 없는 사막이었기에 바깥 세상에 무엇이 있는지 모르고 살았다. 마을 사람 모두가 바깥세상에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카이는 호기심이 많아 저 사막 너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