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놈의 촌 이야기

특이한 동네

인생 뭐 있나 2020. 1. 10.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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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을이 아니라 다른 마을, 두 동네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우리 동네도 면소재지에 비하면 많이 높은 곳에 위치해있었다.

커다란 오르막을 2개나 지나야 마을에 진입이 가능하다.

지금 자전거야 기어가 잘 되어있어

오르막을 걸어서 올라가는 것보다 더 쉽게 오를 수 있다.

하지만 옛날 자전거는 기어가 없다.

자전거 이야기는 시간 나면 나중에 해보려고 한다.

먼저 첫번째 동내는 우리 면 소재지 동네 중

고도가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동네이다.

인근에서 가장 높은 산 중턱의 마을이다.

이 동네 아이들의 특징은 다리나 팔에 깁스를

자주 한다.

학교에서 먼 동네 아이들의 특징은 

저학년 버스로 통학, 고학년 자전거로 통학

중학생부터 작은 오토바이(불량 청소년 아니다. 다 탄다)를 이용했다.

위에서 말한 산 중턱 마을 초등 고학년은 깁스를 자주 한다.

시골 아이들 기본적인 놀이가 다리에서 뛰어내리기(누가 더 높은 데서, 아니면 멀리

뛰어내리나) 시합도 하고 나무도 타고 떨어지고 하고 하지만 깁스는

잘 안 한다.

유독 저 동네 친구들만 팔다리 깁스를 많이 하고 다니는 게 신기했다.

우리 마을과 워낙 거리가 있어 6학년 때 처음 그 마을에 놀러 갔다.

가자 마자 바로 알았다.

왜 깁스를 많이 하는지.

버스를 타고 평지를 달리다 산이 시작되자

경사가 30도로 시작하더니 마을 초입에는 경사가 45도 이상으로

버스 타고 있는데 너무 앞뒤로 기울어져서 무서운 느낌이 들었다.

버스 타고 내려올 때는 뭐 약간 과장하면 롤러코스터 타는 느낌이었다.

그렇다.

이 마을 친구들이 유독 깁스를 많이 하는 이유는 

이렇게 심한 내리막을 자전거로 타고 내려와서였다.

그 당시 자전거 브레이크가 터져서 제동이 되지 않아

점점 빨라지다 논두렁이나 논업용 수로에 

갖다 박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도 이 용감한 친구들은 깁스 풀고 나면 다시 

자전거 타고 통학을 했다.

두 번째 동네는 학교에 오자마자 집에 가는 동네다.

일단 이 동네는 경관이 무척 훌륭한 동네였다.

밀양의 얼음 골처럼 여름에 얼음이 언다.

먼 옛날 서원 자리이기도 했고.

(지금은 캠핑장도 있고, 대규모 주차장도 있다. 입장료를 받는 게 아쉽지만.)

이 마을 친구들은 왜 학교 오자마자 집에 가는가?

바로 다리가 없어서였다.

마을 앞에 개천(지금 캠핑장 입구)에 다리가 없고 

징검다리 하나가 전부였다.

비가 많이 오면 학교에 안 오기도 하고

아침에 학교에 오자마자

선생님이 창밖을 보고 비가 좀 많이 

올 거 같으면 바로 보내신다.

빨리 집에 가라고 급히 보내신다.

물이 불면 집에 갈 수 없는 동네여서.

그 시절 선생님들은 다 호랑이 고기만 드셨는지

엄청 무서웠다.

그런데 이 친구들은 오자마자 가기도 하고 

아예 오지도 않고 하니 얼마나 부러웠겠는가?

진짜 그 마을로 이사 가고 싶었다.

지금이야 역세권, 숲세권, 초품아(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 등등

보다 더 좋은 환경으로 이사 갈려고 무지 

노력하지만

그 당시는 태어난 마을에서 죽는 날까지 사시는 분이 많았다.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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