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놈의 촌 이야기

절대 권력(세상을 지배하는 자)

인생 뭐 있나 2020. 1. 7.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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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놈의 촌 이야기

오늘은 아이들 세계에 권력에 대하여 글을 써 보고자 한다.

1. 씨름

내가 어렸을 때의 씨름의 인기는 대단했다.

보물섬 같은 월간 만화책에 씨름을 주제로 한 만화도 있었을 정도였으니까.

지금 프로야구의 인기랑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그때의 인기로 아직도 이만기, 강호동은 TV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거대한 사람, 지금으로 치면 서장훈 만한 사람을 강호동 만한 이만기가 

화려한 기술로 넘어뜨리는 것을 보고 자란 우리는 친구들끼리 

자주 씨름을 했다.

씨름을 잘한다는 것 그것은 남자들 세계에서 하나의 권력이었다.

왜?

일단 그 시절에 친구들끼리 싸움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우선 씨름으로 서열이 정해지면 서열 정리가 반은 끝났다.

그 다음 씨름 잘하는 친구가 대우를 받는 이유는 

'오징어 가생(가생은 일본 말일 것이다. 생각보다 우리 삶에 일본 제국주의 잔재가 많이 남아있었다. 그 시절에)'

이라는 남자아이들의 국민 스포츠, 국민 게임, 국민 활동 때문이다.

우리는 축구는 자주 못했어도 오징어 가생은 거의 매일했다. 점심시간에 방과 후에.

여자 아이들의 국민 스포츠는 고무줄이고 남자는 오징어 가생이다.

다음에 아이들의 놀이에 대해서도 한편 써볼 생각이지만

이 오징어 가생이란 놀이 자체가 몸을 쓰고 상대를 넘어뜨리는 놀이이다 보니

힘 센 놈, 씨름 잘하는 넘이 편을 짠다. 

'아는 형님'이라는 TV 프로그램 같으면 서장훈 편, 강호동 편 이렇게.

나는 키도 작고 몸도 약한 편이라 이런 권력자들이 조금 부러웠다.

서장훈과 강호동이 다 데려가고 김희철이 남았는데.

"아, 희철이만 남았네. 우리 편 데리고 갈게."

마지막 1인이 되지 않으려면, 버려지는 기분을 느끼지 않으려면 씨름할 때 열심히

해서 약하지 않음을 어필해야 한다.

2. **상회 아들, **문방구 아들

시골에서 축복받고 태어난 아이, 가장 부러움을 많이 받는 아이는

제목에 적힌 2종류의 가게 아들이다.

먼저 상회는 지금으로 치면 마트다.

마트 아들의 절대 권력 타임은 점심시간이다.

급식이 아니라 도시락을 싸가던 시절, 시골에 도시락 반찬은 

김치나 김치와 비슷한 절임류가 대부분이던 시절이다.

그런데, 상회 아들은 반찬이 다른다.

질적으로 다른다. 우리랑은.

줄줄이 비엔나 소시지, 참치캔, 빵빵이 김

참치캔, 소시지는 도시락 반찬이 아니라 집에서 

반찬으로도 먹기 힘든 걸 싸가지고 오니.

상회 아들은 점심 도시락 반찬 통 오픈식에 참가하는 하객이

같은 학년 모든 남학생이다.

뚜껑이 열리면 모두 한 목소리로

"좀 도. 좀 도."를 외친다.

그날 조금이라도 그 친구에게 밑 보인 친구는 

얻어먹는 건 불가능.

문구점 아들은 그 많은 딱지

그것도 새 딱지, 빠닥빠닥한 새닥지와 

매일 다른 조립식 로봇

신기한 장난감을 매일 학교에 들고 왔다.

지금 생각하니 미리 가져와 맛 보여주고 

매출을 올리려는 고도의 상술이 아니었을까?

물건 받고 리뷰 쓰는 파워 블로그처럼

그 친구는 딱지, 조립식 로봇, 화약총, 당기면 날아가는 날개, 팽이

매일매일 들고 와 우리를 설레게 하여 문방구로 달려가게 만들었다.

3. 대나무를 가진 자

마지막은 집 뒷곁에 대나무를 키우는 자가 권력자다.

왜?

지금 초등학생은 닌텐도 스위치나 플레이스테이션 가진 자를 부러워할 뿐 권력이 되지는 못할 것이다.

다들 핸드폰이 있으니 자기거 자기가 하면 되니.

대나무를 가진가 권력인 이유는

그 시절 만들어 놀던 것들 중 많은 것들이 대나무가 필요하기 때문이었다.

우선 겨울철 대표적으로 우리가 만들고 놀았던 연은 대나무가 꼭 필요했다.

시골 아이들은 수렵, 어로, 채집은 기본 생활이다.

어로에 해당하는 낚시도 기본적으로 하는데, 낚싯대도 대나무가 필요했다.

활도 자주 만들곤 했는데, 화살이 대나무가 꼭 필요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 시대 최고의 유행어

'내가 니 아빠다'

스타워즈 전자 검을 흉내 내며 칼싸움하려면 대나무는 필수다.

가볍고 빠르게 휘두를 수 있어서.

내가 전원주택을 짓는다면 대나무는 꼭 심어서 키울 것이다.

대나무에 한이 맺혀서, 대나무 좀 얻어 보려고 내 안 먹고 그 놈 사준 '하드(아이스바)'가

몇 개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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