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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일하신 아버지를 위한 선물(미라클 M100 블루투스 마이크 & 스피커)

인생 뭐 있나 2020. 11. 18.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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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버지는 노래를 듣고 부르시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하셨고 지금도 좋아하신다.

가난한 집안에 차남으로 태어나신 우리 아버지.

6남매 중 유일하게 고향을 지키며 부모님을 모셨다.

장남이나 다름없이.

결혼하고 3부 이자 이자율 30%가 넘는 대출(그때는 농협이나 우체국 같은 제1금융권의 이자도 그 정도였다고 하셨다.)로 논을 사시고 정말 남들 잠자는 한밤중까지 일하셔서 딸, 아들 대학 보내셨다.

그리고 그 아들이 바로 이 글을 쓰고 있는 '나'이고.

내가 어렸을 때도 아버지는 라디오며 카세트며 자주 사 오셨다.

내가 중학교 때 우리 집은 처음으로 녹음이 되는 카세트를 샀다.

그때부터 아버지는 종종 공테이프에 당신이 부르신 노래를 녹음하셔서 들어보시곤 했다.

조용필에 허공, 현철에 내 마음 별과 같이 이런 노래가 생각난다.

물론 노래실력이 뛰어나시지는 않으셨다.

그리고 한동안 아버지의 노래를 듣기가 어려웠다.

내가 대도시로 나와 일찍부터 자취생활을 했기에.

한참을 잊고 지냈던 아버지의 노래.

내가 직장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아버지에게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야야, 내 오늘 읍내 가서 노래방 반주기 샀다. 근데 혹시 네 엄마가 너한테 전화하거든 네가 사서 보냈다고 해라. 꼭, 그래 말해야 한다."

그렇다.

어머니 몰래 읍내 가서 노래방 반주기를 사신 것이다. 

큰일을 저지르시고는 겁이 났는지 아들 찬스를 쓰셨다.

물론 비자금으로 사셨고 어머니가 뭐라고 하실까 싶어 미리 내게 전화한 것이다.

겨울에 시골집에 가면 아버지는 노래방 반주기를 계속 틀어놓으시고 노래를 부르셨다.

(뭐, 어머니도 눈치를 채셨는지 "네가 산거 아니제?"하고 아버지 몰래 물으셨지만 아무 대답도 안 하고 웃기만 했다.)

반주기로 연습하고 실력이 좀 좋아지면 친구들과 읍내 노래방도 가시곤 하셨다.

아버지가 노래 실력에 대한 자신감이 하늘을 찌를 무렵 읍내 노래 대회에 출전하셨다.

그리고 그 결과는 예선 탈락.

아들인 내가 들어도 입상은 힘들어 보였다.

시골 분이시고 기계를 전혀 다루지 못하는 아버지이지만 어떻게 아시고 4~5년마다 꼬박꼬박 최신형 노래가 들어있는 노래방 시디로 업그레이드도 하셨다.

그렇게 그 금영 노래방 기계를 15년 가까이 사용하셨다.

그런 금영 노래방 기계가 이제 고장이 나서 사용을 못하게 되었다.

아버지 댁에 위성 TV를 달아드리고 나서부터는 최신곡을 찾으셔서 시디로 업그레이드해서 사용하는 금영 기계는 매력이 떨어졌다.

나도 워낙 노래를 좋아하다 보니 얼마 전 리뷰한 매직씽 노래방 마이크를 들고 시골에 가서 노래를 부른 적이 있다.

아버지가 그때 마이크를 보시고 굉장히 신기해하셨다.

하지만 영어를 전혀 모르시기에 유튜브에서 노래를 찾아 플레이하는 게 너무 어려우신지 아이고, 마 이리 어려운 거 못쓴다 하셔서 그냥 들고 왔다.

그런데, 지난 추석에 유튜브에서 노래방 곡명을 찾아서 노래를 부르게 해 드렸더니 신기한지 혼자 유튜브에서 노래 찾는 법을 익히셨다.

농사로 손마디가 굵어진 손가락으로 작은 자판을 치는 것도 힘들어하셨지만

그 보다 더 큰 노래의 열정으로 3시간 연습 끝에 혼자 노래 찾아보시기에 성공하셨다.

추석이 지나고 얼마 후 아버지에게 전화가 왔다.

"야, 네가 전에 썼던 마이크 좀 사와라. 돈 줄게."

돈 줄게 이 말은 심히 간절히 원한다는 아버지의 멘트이다.

어머니 몰래 마련한 비자금으로 살 만큼 꼭 필요하다는 이야기이기에.

그날 난 바로 폭풍 검색을 했다.

가장 좋은 것을 사드리고 싶었다.

그래서 선택된 것이 이것이다.

미라클 M100 노래방 마이크.

가격이 거의 10만 원에 근접한 놈으로 광고도 엄청나게 많이 한다.

선물용이라고 좋은 알루미늄 케이스도 추가로 신청했다.

사실 추가로 신청했다기보다는 옵션에 이 케이스가 있기에 케이스를 별도로 사야 하나 하고 샀는데.

별로 필요 없을 것 같다. 부피만 차지하고.

뭐 이 케이스에 넣으면 무슨 비싼 악기를 넣어 둔 것처럼 고급져 보이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1만 5천 원 주고 사기는 활용도가 떨어지는 것 같다.

중국산 LED 탬버린도 사은품으로 주는데 요건 받고도 기분이 좋지 못했다.

건전지 사용 방지 필름을 벗겼는데 불이 안 들어왔다.

건전지가 다 방전되어 있었다.

뭐 아버지가 이 탬버린 흔들면서 노래할 것도 아니고 해서 건전지는 다시 사드리지 않을 생각이다.

위에 옵션 구매한 케이스보다는 이 케이스를 더 많이 사용할 것 같다. 쓰기도 편하고.

 

포장은 여느 무선 노래방 마이크나 똑같다.

미러볼. 노래방 분위기를 한껏 낼 수 있는 LED 미러볼도 사은품으로 들어있는데.

우리 같은 아재에게는 눈만 어지럽지 사용하지는 않는 물건이다.

마이크 커버도 들어있다.

역시 고급 제품이라 세심하게 챙겨주나 보다.

 

충천 케이블, 오디오 아웃 케이블 등등의 케이블이다.

모양은 보통의 마이크와 다를 것이 없다.

일단 간단한 상품 스펙을 보자.

제조사 : 도어스

브랜드 : 미라클

운 산지 : 중국

송수신 거리 : 10m

블루투스 : 블루투스 5.0

지금은 사면 미러볼과 커버, 포토리뷰 참여하면 스타벅스 아메리카노도 준다고 한다. 내가 살 때는 안 하더니.

우선 구매 사이트에서 자랑하는 것으로 마이크가 다이내믹 마이크로 헤드를 열어보면 직경이 30mm로 보통 저가형 노래방 마이크에 사용되는 직경 10mm 유니트 보다 훨씬 더 선명하고 크게 들린다고 한다.

실제로 사용해 보니 소리의 해상도라고 해야 하나 음이 굉장히 선명하게 들린다.

오디오 DSP 아날로그 소리를 디지털 소리로 전환하는 반도체 기술이 들어갔다고 한다. 

목소리 잘 알아먹고 음질이 좋다고 광고하는데. 어느 정도는 사실이다.

차량에 AUX 단자로 연결 가능하고 예전 블루투스가 지원 안되던 시절 차량에서 핸드폰 음악 들을 때 섰던 FM 주파수 방법으로도 차량과 연결해 노래 부를 수 있다.

그리고 목소리를 다양하게 변조할 수 있다.

우리 같은 아재에게는 별로 소용이 없지만 아이들은 재미있어하더라.

그리고 듀엣 지원해서 같은 마이크 2개 사면 한 노래를 같이 부를 수 있다.

뭐 이 기능은 별로 마이크 하나 들고 같이 불러도 되니까.

이어폰으로 연결해서 내 귀에만 들리게도 한다는데 이 기능은 거의 안 쓰지 싶다.

어차피 마이크에 대고 부르면 소리가 엄청 크다. 이 큰 소리를 일부러 이어폰으로 듣고 싶지는 않을 것 같다.

가장 큰 장점은 MR 만들기 음성 제거 기능이다.

사실 이 기능 때문에 매직씽 기존 내 마이크를 아버지 드리고 이걸 내가 쓸까를 한참 고민했다.

유튜브 프리미엄을 쓰지 않으니 광고도 봐야 하고 다음 곡 예약 기능도 없으니 한 곡 부르고 나면 흥이 깨지고 다시 한 곡 찾아서 불려야 하는데.

이 기능 켜면 그냥 멜론에 내 목록 노래 틀어놓으면 그대로 반주가 되는 기능이다. 

정말 좋은 기능이라고 생각된다.

이게 이 제품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생각된다.

하울링이라고 하나 찌이잉~하는 소리, 기존에 내가 쓰던 매직씽도 꽤 고가 모델인데 스피커 근처에 물건이 있으면 스피커 소리가 다시 마이크에 들어가 이 하울링이 엄청 심해진다.

그런데 이 제품은 이 하울링이 상당히 적은 장점이 있다.

단점은 밑에 요약에서도 적겠지만 생각보다 무겁다.

미라클 M100 장단점 요약

장점 :  음원에서 음성 제거 후 MR 제공 기능이 우수하다.

         소리의 해상도가 높아 선명한 목소리가 나온다.

         다양한 에코 모드를 지원한다.

         다른 마이크에 비해 하울링이 적다.

단점 : 무겁다. 비싸다. 전원부 주위 버튼의 조작감이 사구려 틱 하다.

아버지가 잘 사용하시라고 하고 올라왔는데 사드리고 얼마 후 아버지는 전화 요금이 많이 나왔다며 더 이상 유튜브 노래방을 이용하시지 않으셨다.

매번 23000원 정도 나오던 핸드폰 요금이 34000원이 나왔다며 더는 사용하시지 않겠다고 하신다.

그렇다고 겨울에만 많이 사용하시는데 비싼 요금제로 바꾸기도 그렇고.

참 고민된다.

시골이라 sk 이외에는 잘 터지지도 않아서.

같은 u+면 내가 데이터를 넉넉하게 드리면 되는데.

만원 2만 원 아끼시지 마시고 팍팍 쓰셨으면 좋겠다.

아버지 이제 그 정도는 누리셔도 됩니다 라고 말했지만 아버지에게 만원은 자신에게 쓰시기에는 아까운 돈인가 보다.

손자들 가면 3만 원에서 많게는 5만 원까지 용돈을 주시면서.   

그래도 어머니 몰래 5만 원 내 주머니에 찔러 주시는 것을 다시 돌려드리고 선물입니다라고 말했는데.

참 잘한 것 같다.

사실 집사람에게는 아버지께 선물로 사드린다고 자랑하면서 생활비로 사고 집사람 몰래 아버지 돈 받아서 내가 챙겨 주식이라 할까 생각했는데 안 받길 정말 잘했다.

나를 칭찬한다.

이런저런 일이 해결되면 아버지 시골에 집 한 채 지어드릴게요~

아이고 올해 안으로 부동산 하나가 팔렸으면 좋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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