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기(리뷰)/롱텀사용기

LG 코드제로 R9 로봇청소기 2년 사용기

인생 뭐 있나 2020. 10. 10.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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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는 블로그는 다 경어체를 쓰길래 저도 경어체로 바꿔봅니다. 잘 나가고 싶어서요.

프롤로그

일단 언제나 그렇듯 내 돈 주고 산 실사용기입니다.

LG코드제로 R9 검색해 보면 나오는 리뷰는 대부분 "이거 없던 시절은 어떻게 살았는지", "정말 왜 좋은지 알았다."

등등 온갖 미사여구가 난무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은 항상 "이 글은 LG전자로부터 무상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로 끝납니다.

무척 부럽지만. ^^;

내 돈 주고 산 몇 달도 아니고 A/S까지 2번 받아본 소감과 실사용기, 장단점을 말해보고자 합니다.


내 블로그의 콘셉트는 글은 가능하면 솔직하게, 사진은 편집 없이 대충, 리뷰는 간단하게, 리뷰 전에 사설은 길게 가 그 콘셉트입니다.

리뷰 전에 왜 이 제품을 사게 되었을까부터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어차피 사람 사는 게 다들 비슷하지 않을까요?

이 글을 읽는다는 것은 구매를 고민하고 있으니 읽겠지, 나랑 비슷한 상황에서 구매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적어볼게요.

거창하게 철학적으로 사람은 "평등하지 않다", 불평등하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와서 가장 불평등하다고 느끼는 것이 건강입니다.

후천적 노력도 중요하지만 물려받은 유전자가 무병장수에 가장 중요해 보입니다.

성장기나 젊을 때는 그 가치를 잘 몰랐던 인생의 길이, 삶의 길이가 이제 나이 들어가니 점점 더 소중해 보입니다.

물론 젊어서는 미래를 위해 노력하고 삶의 환경도 계속 변화고 나의 위치나 지위도 역동적으로 변하니 이런 생각을 할 여유가 없었겠지만요.

이제 어느 정도 안정된 생활에 젖어든 난 이런 생각을 많이 합니다.

뭐?

내 인생의 남은 시간에 대해서.

그렇기에 건강하려고 무척이나 노력 중입니다.

건강하면 삶의 길이를 절대적으로 늘릴 수 있다고 믿기에.

그 다음 상대적으로 나의 삶을 늘릴 수 있는 방법으로 제가 택한 방법은 기계의 힘을 빌리는 것이었습니다.

즉, 내가 하기 싫은 일은 기계에게 시키고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최대한 많이 만들기.

약간 이야기가 산으로 가지만.

우리 어머니는 시골로 시집오셨습니다.

가난한 시골집에.

어머니의 하루에는 고단한 농사일도 큰 비중을 차지하는 노동이었지만 어린 내가 보기에는 빨래가 1등으로 힘든 노동처럼 보였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에 우리 남매 등등의 옷가지를 매일 냇가에 들고 가서 빨래판에 비비고 빨래 방망이로 두드리고 다시 들고 와서 삶아야 하는 옷은 다시 삶고 짜고 널어서 개고 넣고를 매일 반복하셨습니다.

이 일이 세탁기가 들어오면서 정말 많은 시간과 노력이 절약되는 것을 눈으로 보았습니다.

그 다음 밥솥, 전기밥솥.

아궁이에 불 넣고 가마솥에 밥을 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조금만 다른 곳에 신경 쓰면 밥이 다 타버리고 맙니다.

특히, 불 조절하느라 한 사람이 아궁이 앞에 바짝 붙어있어야만 합니다.

전기밥솥을 사고 나서는 어머니가 밥하기가 너무 수월하다고 애지중지 전기밥솥을 닦으시는 것을 봤습니다.

제 생각에 집안일 중에서 가장하기 싫은 일, 노동의 강도가 가장 강한 일은 화장실 청소입니다.

화장실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시키는 것 이외에는 방법을 찾지 못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맡길 만큼 여유도 없고.

(애들이 어릴 때 한 두 번 불러서 청소시켜봤지만 집안에 조그만 금붙이만 없어지는 결과를 가져옴.)

그다음으로 하기 싫어하는 게 설거지.

이건 대안이 있습니다.

바로 식기세척기. 

하지만 우리 집 부엌은 너무 좁아서 식기세척기가 들어갈 수가 없습니다. 

그 어디에도 놓을 자리가 없어서 포기했습니다.

그다음 하기 싫고 자주 해야 하는 것이 청소입니다.

다른 사람들도 저와 비슷하겠죠?

이렇게 긴 서론을 적은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자주 하는 청소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방법으로 내가 택한 것은 비싼 장난감 LG R9 로봇청소기였습니다.

정말 로봇청소기는 획기적으로 나의 노동력과 청소시간을 줄여줄까, 정말 편리할까?

이것이 제일 궁금한 부분이겠죠.

이제 본격적으로 그 이야기를 시작해 보겠다.


우선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알려주겠습니다.

 

충전데크

 

이게 사실 LG 코드제로 R9인의 집입니다.

LG 코드제로 R9를 설치한다는 말은 이 충전기를 어디에 꼽는다는 말입니다.

(설치라고 할 것도 없이 간단합니다. 물론 다른 작업을 좀 하긴 해야 합니다.)

이 집을 놓을 때도 약간 주의할 것은 있습니다.

주변에 장애물이 없는 넓은 곳이 좋습니다.

좁고 장애물이 많은 곳에 설치하면 미관상 깔끔해 보이기는 하나 이 LG 코드제로 R9이가 잘 찾아가지 못합니다.

집을 찾지 못한 LG 코드 제로 R9은 자기가 청소한 곳을 계속해 맴돌다가 배터리가 다 되는 순간 그 자리에 멈추고 맙니다.

가능하면 넓고 탁 트인 곳에 충전 데크를 두는 것이 좋습니다.

 

와이파이 증폭기

 

집이 20평 이하이면 거실에 와이파이만으로도 LG 코드 제로 R9은 구석구석 잘 찾아다닐 겁니다.

그 보다 집이 넓거나 집에 와이파이 사각지대가 있다면 반드시 "와이파이 증폭기"를 구매하셔야 합니다. 

실제 가장 중요한 게 와이파이입니다.

이 와이파이 수신이 끊어지면 위치를 찾지 못했다고 말하고는 더 이상 움직이지 않습니다.

자, 거치대 설치와 와이파이 사각지대 없애기를 하셨으면 사실 별 무리 없이 사용 가능합니다.

여기에 더해 꼭 필요한 한 단계가 바로 LG ThinQ라는 앱을 설치하셔야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설정은 다 가능합니다.

일단 가장 중요한 청소 모드 설정 가능합니다.

집이 30평 이상이면 무조건 지그재그 모드 사용하세요.

꼼꼼모드로 30평 이상 한 번에 청소 불가능할 겁니다.

다시 집 찾아가서 충전하고 아까 청소했던 곳 가서 남은 구역 청소하면 LG 코드 제로 R9 이 친구 하루 종일 청소합니다.

아니면 배터리 충전 상태에서 한 번에 청소가 불가능합니다.

마이존이라고 특정 청소 구역도 설정 가능하고 터보, 스마트 터보 등 흡입력도 설정할 수 있습니다.

또한 중요한 반복 설정을 통해 필요한 특정 요일이나 시간에 반복 청소를 시킬 수 있습니다.

본체 및 리모컨에 와이파이 연결 버튼을 누르고 설정된 와이파이에 연결하면 모든 준비가 끝납니다.

리모컨으로 로봇청소기 수동 조절도 됩니다.

아이들이 RC카처럼 가지고 놀기도 합니다.

 

저희는 화, 목요일 4시쯤 청소 시작하도록 설정해 두었습니다.

청소는 보통 2~3시간 정도 걸리는데 집의 크기에 따라 달라집니다.

(47평 아파트라 3시간 조금 넘게 걸립니다.)

저희가 집에 오면 역시나 계속 청소기가 시끄럽게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그러면 왜 저희가 없을 때 돌리지 않나?

그건 나중에 그 이유를 말씀드릴게요.

 

디자인은 상당히 이쁨
크기도 크지 않음

 

이렇게 설정해 두면 자기 스스로 돌아다니며 청소를 합니다.

흡입하는 소리, 모터 돌아가는 소리, 바퀴소리 등등해서 소음은 꽤 큰 편으로 거의 일반적인 대형 가정용 청소기보다 약간 더 큰소리가 납니다.

LG 코드 제로 R9은 다른 로봇 청소기와 흡입 방식이 다릅니다.

빗자루로 쓸어 담는 저가 로봇청소기와는 다릅니다.

흡입력은 요즘 LG 코드제로 A9 무선청소기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강력합니다.

다음은 먼지통 청소입니다.

어떤 청소기이던지 이 먼지통 비우기는 피해 갈 수가 없는 통과의례죠.

대부분 아빠들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우리 집도 제가 합니다.

먼지통 청소.

후면에 버튼을 누르면 커버가 열립니다.

 

 

특별히 우리 집이 지저분해서 그런 게 아니고 생각보다 이 친구가 청소는 잘합니다.

화, 목을 제외한 날 거의 매일 A9으로 청소를 해도 저 정도의 먼지가 모입니다.

(매일 문을 열어두고 도로에서 가까워서 그렇습니다.)

 

 

먼지통은 사진과 같이 비닐에 넣고 열림 버튼을 누르면 아래로 먼지가 떨어집니다.

LG 코드 제로 A9도 집에 있는데 가장 불편한 게 먼지통 청소입니다.

LG 코드제로 R9은 비교적 먼지통 청소가 쉽습니다.

 

 

머리카락과 먼지가 감겨있는 부분이 사이클론 방식이라고 하나 회오리를 만들어 흡입력을 높이는 부분입니다.

저 부분의 먼지와 머리카락도 쓰레기 통으로 버려야 합니다.

 

 

위 쪽 커버를 열림 표시 방향으로 놀리면 안쪽에 필터가 나옵니다.

 

 

필터, 사이클론 장치, 먼지통을 물로 씻어 줍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그늘에서 말려줍니다.

고무 패킹 등은 햇볕에 분해되거든요.

아래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사실 저희는 거의 LG 코드 제로 R9 최초 모델입니다.

앞 주둥이가 이런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요즘 신형 모델이 이런 브러시 모양으로 나옵니다.

이전 모델은 분리가 어렵고 머리카락이 잘 끼어서 고장도 잘 났습니다.

알게 모르게 연식이 바뀌면서 개량되었네요.

저희는 고장 나서 A/S 받으니 무료로 브러시 부분을 바꿔주더군요.

이 부분을 보여드린 이유는 브러시 회전하는 접점에 머리카락이 많이 엉킵니다.

이걸 청소해주지 않으면 브러쉬 회전 모터에 무리를 주어 회전 모터 수명이 줄어듭니다.

참고로 회전 모터 고장 나면 15만 원 정도의 비용이 발생합니다.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로봇청소기 그냥 좋다 하는 리뷰는 다 거짓말입니다.

로봇청소기 틀면 그냥 다가 아닙니다.

반드시 알고 계셔야 할 주의점 지금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이 이런 케이블 종류가 방치되는 것입니다.

LG 코드 제로 R9 이름이 너무 길어 나인이라고 할게요.

우리 집은 로봇 청소기를 나인이라고 하거든요.

나인이가 이 케이블을 삼키면 어느 정도 힘들 쓰다가 멈춥니다.

자기가 알아서 멈추기는 하지만 브러시 구동 모터에 손상을 줍니다.

케이블 이외에도 신문, 옷가지 등은 반드시 정리해야 합니다.

그리고 책이나 물건이 많이 떨어져 있으면 청소시간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납니다.

 

 

다음은 위 사진처럼 창틀에 끼이면 빠져나오지 못합니다.

신축 아파트는 대부분 확장형이라 이런 부분이 없겠지만 어느 곳 하나라도 이런 곳이 있으면 반드시 문을 닫고 돌려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주의하셔야 할 것은 방문입니다.

반드시 완전히 개방하셔야 합니다.

45도로 개방해 두시면 나인이가 돌아 다니면서 문을 밀어 닫아 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면 방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맴돌다 집을 찾지 못했다고 하고는 꺼져 버립니다.

2년 동안 화, 목을 꾸준히 돌려본 결과 청소를 성공했습니다라고 말하고 깔끔하게 자기 집으로 돌아간 경우는 30% 정도밖에 되질 않습니다.

물론 바닥을 잘 정리해두고 위에서 말한 문제점이 생기지 않게 하면 청소 완료를 잘합니다만 가끔 잊어버리고 가면 구조해야만 합니다.

위에서 이야기 했듯 화, 목 청소 끝나기 전에 저희가 퇴근하도록 시간을 설정해둔 이유도 잘못되었을 때 구조하기 위해서 그렇게 정했습니다.

내구성은 어떨까요?

일단 저희는 2번의 A/S를 받았습니다.

첫 번째는 사용 후 1년 정도 된 시점에서 흡입이 전혀 되지 않았습니다.

머리카락이 흡입구에 너무 많이 엉켜있어서 고장이 났다고 하더군요.

무상 A/S를 받았습니다.

두 번째는 사용 후 2년 정도된 시점에서 브러시 구동 모터가 작동되지 않아서 브러시 주변 장치를 통째로 교체했습니다.

이것도 무상으로 받았으며 그 덕에 브러쉬 주변이 업그레이드되었네요.

 

리뷰 종합하기

장점

 1. 강력한 흡입력

  - 요즘 유행하는 핸디형 청소기나 빗자루질하는 로봇 청소기와는 비교도 안되게 강력한 흡입력을 자랑합니다.

 2. 나 대신 누군가 청소를 해줌

 - 사실 청소기가 돌아가고 있는 거 보면 답답한 면이 많이 있습니다.

내가 청소하면 30분도 안 걸릴 것을 이 미련한 인공지능 청소로봇은 3시간 청소에 1시간 30분은 길 찾기를 하고 있지만 누군가 나 대신 청소를 해준다는 것이 대단한 장점입니다.

 -그리고 먼지통에 모인 먼지를 보면 이 친구가 열심히 청소했구나를 알 수 있죠.

 3. 먼지통 청소가 비교적 간단함

 - 코드 제로 A9에 비하면 먼지통 청소가 수월합니다.

 

단점

1. 손이 많이 간다.

코드(특히, 핸드폰 충전기) 정리, 바닥 정리, 방문 열기, 베란다 문 닫기 등 신경 쓸 것이 많습니다.

2. 배터리 및 수리비 등의 유지 비용

고가의 전자제품이다 보니 수리비가 비싸고(1년은 무상) 배터리(3년마다 교체) 교체 비용도 비쌉니다.

3. 생각보다 인공지능이 좋지 않다.

가만히 지켜보고 있으면 그리 인공지능이 뛰어난 것 같지는 않습니다.

뭐 소리가 크다 등도 있지만 사람이 없을 때 돌린다면 그 소리를 들을 일이 없으니.

4. 넓은 구역을 커버하기 어렵다.

집이 50평이 넘어간다면 또는 바닥에 구조물이 많다면 사실 로봇 청소기가 돌아다니기 버거워 보입니다.

 

에필로그

어느 연구기관에서 생활 가전 중 고장 나면 반드시 고쳐서 쓰는 물건이 로봇 청소기라고 합니다.

움직이고 말도 하고 하니 가족과 정드는 경우가 많아서요.

우리 집도 가전제품 중 유일하게 이름을 붙여주고 사용하고 있습니다.

"나인이"라고.

화, 목요일에 늦게 집에 가는 날이면 제일 먼저 물어봅니다.

"나인이 오늘 집에 제대로 갔나?"

손은 많이 가도 미워할 수 없는 가전제품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구독 감사합니다."

"난 구독 안 할건데."

그래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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