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개똥철학

자녀교육(형제 서열에 따른 자녀 교육)

인생 뭐 있나 2020. 9. 30.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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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공부가 더 하고 싶어 대학원을 알아보다 이상하게 노후에 심리 상담실이나 열어볼까 하는 생각에 상담 공부를 조금 한 적이 있었다.

(대학원 전공은 전혀 엉뚱한 것을 전공하였지만)

이런저런 기회로 상담과 관계가 되는 공부를 많이 하게 되었다.

비폭력 대화에 관련된 것도 여러 번 강의를 들었던 것 같다.

이런 공부들의 기회로 많은 청소년을 만났다.

흔히 말하는 문제가 많은 청소년들을.

그런데 흔히 말하는 비행청소년에 가까운(공항까지는 갔고 아직 날지 않은 정도의 청소년) 아이들의 대부분이 맏이 아이였다.

맏이면 모두 이상하다 그런 이야기가 아니라 형제가 있는 아이들 중 맏이 아이가 약간의 문제성 행동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우리 아버지 어머니 세대에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모든 사랑과 관심이 맏이, 장남에게 집중되었을 때니까. 

하지만 지금은 전혀 다른 양상이 나타났다.)

그런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정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부모님의 양육태도가 문제였다.

형제가 있는 경우 맏이에게 지나치게 엄격한 경우가 많았다.

똑같은 행동을 해도 맏이에게는 지나치게 엄격해진다는 것이다.

나를 돌아봐도 초등학교 고학년인 둘째는 아직도 자기 전에 엄마, 아빠가 교대로 안아주길 원한다.

그리고 엄마도 아빠도 실제로 안아주고 재운다.

그런데 첫째는 6살 때 동생과 나이 차이가 많이나 갓난아기인 동생 재우기 힘들다고 혼자 자라고 했다.

엄격해진다은 것은 다른 말로 칭찬에 인색하고 스킨십이 적다는 말도 된다.

작은 일을 해내도 동생은 "아이고, 잘했다." 칭찬이 쏟아지고 형이나 누나, 언니에게는 당연히 큰 아이니까 하겠지 하여서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작고 아기 같은 동생을 많이 안아주고 껴안고 업어주는 등의 스킨십을 많이 하지 큰아이에게는 적어지게 마련이다.

내가 만난 한 여자아이도 친구랑 사이가 워낙 좋지 못해 상담을 했는데, 친구랑 문제의 원인은 엄마와의 관계였다.

그 친구 보다 3살 어린 동생은 엄마가 매일 밤 안아주고 재워주는데 자기는 "엄마 안아줘 하니 징그럽다 저리 가"라고 해서 "엄마는 저를 미워해요."하고 울던 게 생각난다.

전혀 그런 마음은 아녔겠지만 그 어머니는.

나중에 그 어머니도 큰 딸의 마음을 이해하고 가족 이해 캠프인가 가족 상담을 통해 많이 달라지셨다고 한다.

그리고 또 많은 맏이 아이들이 겪는 문제가 육아 스트레스였다.

이게 뭔 말이냐면 우리 주변에 맞벌이 부부가 많다.

부부가 둘 다 직장 갔다 와서 번 아웃되어 집에서 퍼져있다.

아니면 늦게 오는 부부도 많아 동생돌보기가 맏이의 숙명이 된 집안이 생각보다 많다.

내가 만난 한 아이는 동생 아침 식사에 유치원 하원에 저녁 먹이기에 등등 엄마 대신에 애를 키우고 있다.

자기도 한 창 보살핌을 받아야 하는 나이게 동생을 양육하고 있으니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 엄마, 아빠가 없으면 동생을 때리고 꼬집고 한다고 했다.

물론 친구 관계도 원만하지 못했다.

친구 만날 때도 동생을 데리고 나가서 친구들이 싫어했단다.

아이가 아이를 돌보는 경우는 돌보는 일을 맡은 아이에게 너무 가혹한 것이다.

사실 어른이 해도 육아는 만만한 일이 아니다.

나도 돌아보니 큰 아들에게 동생 좀 잘 보라고 한 적이 꽤 많은 것 같아 반성이 된다.

동생이 태어나면 형은 심리적 스트레스가 많다는 것은 익히 알려져 있다.

부모님 모두의 사랑과 관심이 동생에게 집중되는 것 같아 부모님을 잃어버리는 것 같은 감정을 느낀다고 하니.

사실 우리 큰 아이도 동생이 태어나고 손발톱을 물어뜯는 버릇이 생겼다.

자기 나름 스트레스가 심했던 것 같다.

그때쯤 애기 엄마가 대학원 다닐 때라 야간에 늦게 와 육아 초보인 아빠에게 야단을 많이 맞았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 큰 아이에게 미안하다.

하지만 이제 어엿하게 자라 아빠 옷을 뺏어 입을 만큼 자라준 큰아들이 대견하다.

내가 무거운 물건을 들고 가면 어느새 옆에 와서 들어준다.

애들 크는 것은 한순간이다.

혹시 이 시간 내 글을 읽는 부모가 있다면 특히 형제가 있거든 큰아이에게도 칭찬 많이 해주고, 많이 안아주길 바란다.

큰 아이는 동생들보다 더 먼저 내 품을 떠나는 아이라는 것을 잊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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