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재의 취미생활/이것 저것 잡다한 취미

자전거 타기 #2

인생 뭐 있나 2020. 9. 28.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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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랑 중간 지점에서 만날 약속을 하고 자전거를 끌고 나갔다.

무늬만 멀쩡한 5만 원짜리 중고자전거.

전조등 켜고 후미등 켜고.

혹시나 싶어 간식도 챙기고 마실 물도 챙겼다.

비상용 바람넣는 펌프도 챙겼다.

아직 여름의 끝이라 모기를 대비한 모기 기피제도 챙겼다.

친구랑 만나기로 한 장소까지는 사실 길도 잘 알고 있었고 거리도 많이 멀지도 않아서 초보 라이더지만 자신 있게 출발했다.

정해진 시간에 만나기로 했기에 혹시 늦을까 엄청나게 혼신의 힘을 다해 자전거를 굴렸다.

너무 무리했는지 무릎 바로 위 부분 허벅지나 터져나가는 것 처럼 아팠다.

조깅하거나 걷는 것보다 좋은 것은 탈 때 약간 시원함을 느낀다는 것과 꽤 빠른 속도로 이동하기에 모기가 물지 않았다.

난 모기를 너무 싫어한다.

다행이 열심히 달린 덕분에 친구보다 빠르게 약속 장소에 도착해 기다릴 수 있었다.

친구를 만났는데 친구의 말이 안장을 좀 더 높이라고 했다.

내 자전거는 아들도 같이 타는 거라 안장이 너무 낮았다.

안장이 낮으면 무릎 근처 근육이 너무나 아프다.

오리걸음 많이 해본 분은 잘 알 것이다.

오리걸음 할 때 아픈 부분만 당겼다.

힘도 많이 들고 효율이 낮았다.

역시 많이 타본 친구가 다르구나 느끼며 안장을 올리니 속도가 조금 올라가고 힘도 적게 들었다.

친구 자전거를 유심히 보니 앞바퀴에 충격 흡수장치(쇼바라고 부르는)가 달려있고 기어 단수는 30단에 브레이크도 디스크 방식이었다.

한마디로 고급 자전거였다.

얼마냐고 물으니 자전거 한대가 백만원이란다.

내 자전거가 그랜저면 친구 자전거는 페라리였다.

역시나 따라가는 게 너무나 힘들었다.

자전거 라이딩은 한 줄로 간다며 따라오라고 하는데 자꾸 뒤를 돌아보며 내가 잘 따라오는지 확인을 했다.

물론 그 친구도 평소에 운동을 많이 하고 잘하는 친구이지만 나도 다리는 엄청 튼튼한데 전혀 따라갈 수가 없었다.

그리고 내 자전거는 페달을 밟을 때마다 끼익 끼익 요란한 소리를 내었다.

그리고 어느 정도 큰 강을 따라가다가 어둑어둑해진 길이 나왔다.

친구는 자주 와본 길이라 익숙하다고 계속 가는 게 아닌가.

사실 난 처음이라 다리가 떨어져 나가는 느낌이었다.

나 죽는다 몇 번의 소리를 들은 친구가 그제야 어느 한적한 공원으로 자전거를 몰고 가 벤치에 앉았다.

간식 먹고 얼마 정도 탔는지 거리를 물었더니 그 거리가 굉장했다.

생각한 것보다 자전거로 이동하는 속도가 빠르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친구가 다음 길 찾기로 이동거리를 보여주는데 15km 정도 온 것이다.

집에 돌아가는 것 까지 하면 총 30km를 밤중에 달린 것이다.

자전거를 타면서 보니 정말 많은 사람이 강변을 걷고 있었고, 자전거 타는 사람도 무척 많았다.

나도 너무 집안에만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많았다.

돌아오는 길에는 친구가 전속력으로 달리는 바람에 내 다리는 후들후들.

고물 자전거 탈 나지 않을까 해서 체인에 4WD윤활유로 듬뿍 뿌리고 나왔는데.

친구랑 헤어지고 우리 집으로 오는 동안 할아버지 한 분을 보았는데.

페달 굴리는 속도가 나보다 느린데 나를 앞질러 가는 게 아닌가.

아~자전거도 빈부의 차를 느끼게 하는구나라는 것을 느끼며 씁쓸히 집으로 왔다.

땀으로 온몸이 흠뻑 졌었지만 역시 마음은 상쾌해졌다.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기 위해 운동을 늘리고 있지만 그 목적을 제외하고라도 자전거 타는 것이 생각보다는 재미있었다.

장거리 여행도 가보고 싶다.

좀 더 좋은 자전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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