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놈의 촌 이야기

이, 머릿니

인생 뭐 있나 2020. 3. 3.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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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대한민국은 코로나 19가 무서운 속도로 확산되어 힘든 상태다.

이 사태에 대해 정부나 야당이나 여하튼 대한민국을 이끌고 있는 지도층에 대한 분노가 쌓여가지만 블로그에는 더 담지 않기로 했으니 묻고 간다.

촌놈의 촌 이야기 시작한다.

전염병이라면 호환 마마라고 할때 마마에 해당하는 천연두나 콜레라 등등이 전통적 전염병이었다.

우리나라는.

홍역이나 천연두 때문에 곰보 자국이 있는 친구도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전염병의 창궐을 경험한 세대는 아니었다.

내가 겪은 전염성이 강한 것 중 제일은 "이"다.

이목의 곤충을 통 들어 이르는 말이고 몸의 길이는 1~4mm이고 편평한 방추형이다.

날개는 없고 머리 양쪽에 홑눈이 한 개씩 있다. 사람의 몸에 기생하면서 피를 빨아먹는다. 

잇과, 짐승닛과, 털닛과 따위가 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찾은 내용이다.

그리운 이름 머릿니.

요즘은 거의 볼 수 없는 해충이다.

일단 이놈의 이라는 것이 머리에 생기면 거의 온 가족의 머리로 퍼졌다.

이가 생기면 그 시절 방제 방법에 대해 알려주겠다.

1. 먼저 머리 감는다.

머리를 감는다고 다 해결되는 것이 아니지만 일단 청결이 중요하다.

직접적으로 이가 씻겨 내려가는 효과도 있고.

2. 참빗으로 빗는다.

옛날 할머니들의 빗으로 대나무 살이 아주 촘촘한 빗으로 여러 번 빗는다.

효과로는 머릿니를 걸러 떨어뜨리고 서캐(머릿니의 알)를 일부 떨어뜨린다.

썩 효과가 좋지는 않지만 어쩔 수 없이 하던 방식이다.

3. 서캐 찾아 터트린다.

서캐(머릿니의 알)을 사투리로 씨가리라고 불렀다.

2인 1조로 앉아 한 명은 눕고 한 명을 다른 사람의 머리를 뒤적인다.

서캐 씨가리를 발견하면 양손 엄지손톱을 이용해 눌러 터뜨린다.

멀리서 보면 이건 원숭이 털 고르기로 비친다.

사람인지 원숭인지 모를 정도로.

머릿니가 겨울에 특히 많이 발생한다.

아무래도 춥다 보니 자주 씻지 못해 머릿니의 생존에 특히 좋은 환경을 제공하니.

시골에서 겨울은 농한기라 서캐 찾아 터트리는 것이 오전 오후 일과일 정도이다.

초등학교 고학년이면 부모님이 없어도 서로서로 찾아서 터뜨려주는 경우도 많았다.

4. 머리카락을 빡빡 민다.

머릿니의 생존 환경을 나쁘게 하기 위한 조치이다.

머리카락 빡빡 밀기.

좀 심하다 싶으면 여지없이 머리를 빡빡 밀어버린다.

남자 여자 상관없다.

머릿니가 심하면 다 밀어버린다.

특히 초등 고학년 여자아이들은 울고 불고 난리지만.

머릿니 박멸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특히 봄방학 때 반 아이들 중 빡빡머리가 눈에 띄게 많다.

남자아이뿐만 아니라 여자아이도.

5. 에프킬라, 홈키퍼를 동원한다.(절대 따라 하지 마세요!)

해도 해도 안되면 최후에 방법이다.

모기 잡는 가정용 해충 퇴치 약품의 양대 산맥.

에프킬라와 홈키파 이 두 가지를 인정사정없이 머리에다 뿌리고 3분 대기한다.

3분 대기 후 감는다.

지금이면 상상도 못 할 일이다.

엄청나게 인체에 해로운 살충제를 머리에 그냥 뿌렸다.

사실 그 시절 아이들치고 머리에 에프킬라 홈키파 안 뿌려본 애가 드물 정도다.

그만큼 머릿니가 많이 창궐했으니.

차라리 그 시절 머릿니가 그립다.

코로나 19보다.

씨 가리 찾아 서로 터트려 줄 때는 정겹기라도 했지.

코로나 19는 지인들과 밥도 같이 못 먹고.

어서 끝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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