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놈의 촌 이야기

그 시절 남자가 하지말아야할 것

인생 뭐 있나 2020. 1. 13.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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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남자아이들은 우르르 몰려다니며 몸을 부대끼며 놀았다.

거친 사내 아이들이 하지 말아야 할 금지 사항이 몇 개가 있다.

첫째, 요술공주 밍키는 절대 시청 금지 프로그램이다.

요술공주 밍키는 여자 변실물의 할 머지 격인 텔레비전 프로그램이다.

"요술공주 밍키 밍키 밍키"

이 노래를 부른 가수가 얼마전 슈가 송에 나왔다.

나도 이 노래는 잘 알지만 밍키를 시청하지는 못했다.

밍키 시청 시 모든 남학생이 놀린다.

너 밍키 본다며.

'가시나'도 아니고.

여자 아이를 가시나라고 했는데.

아마 그 때는 남자는 남자다워야 한다는 게 강했던 거 같다.

둘째, 남자가 하지 말아야할 것은 피아노 배우는 거다.

피아노 학원 간판 달고 하는 곳도 면내에는 없었지만

교회에 피아노를 이용해서

장로 사모님이 몇몇 학생을 받아 

가르치셨다.

피아노를 배운 학생은 100% 여학생이었다.

어머니가 그 시골에서도 나름 인테리 여성이셔서

누나를 일찍부터 피아노 배우게 하셨다.

물론 나도 피아노 학원에 끌고 가셨지만

"가시나처럼 피아노 배운데."

이런 놀림이 싫어 발버둥을 쳐서

학원을 안 다니게 되었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나 아쉽다.

피아노 잘 치고 싶다는 생각 많고

지금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도 많고.

내가 못 배워서 그런지 우리 아들 둘은 다 

일찍 피아노를 배우도록 했다.

첫째는 조금 배우다 드럼으로 넘어갔지만.

둘째는 아직도 잘 치고 열심히 친다.

그래도 첫째, 둘째는 남자다움이 인정받던 시절이라

그렇구나라고 이해라도 되는데.

셋째는 절대 학교에서 응가를 못했다.

그 시절 화장실은 교실 건물 밖에 있는 별도의

건물이었다.

남자 화장실 건물, 여자 화장실 건물.

조금 특이한 건 남자 소변 누는 곳은

그냥 벽에 조그마한 수로가 있는 게 다다.

나머지 부분은 칸막이가 되어있는 

대변 칸(푸세식).

이 대변 칸에 누군가 들어가면

"똥 눈다, 똥 눈다."

한 명이 외치면 학년 남학생 다 나와서

"누구누구 똥 눈다. 똥 눈다."

선거철 선거 운동하듯 다 나와서 한마음으로 외쳤다.

자연스러운 생리 현상인데.

그 시절 왜 그랬는지 아직도 궁금하다.

아직도 학교에서 화장실에서 똥 누면 이러는지?

그리고 그 시절 숙제를 안 하던 뭔가 잘못을

하던지 하면 벌로 화장실 청소 며칠.

이런 경우가 참 많았다.

남자 소변 칸은 집게로 낙엽만 주으면 간단히 끝난다.

(참고로 난 주번이라 가끔 한 적 있지 벌로 한적 없다. 진짜로)

그런데 여자 화장실과 남자 대변 칸은

하나하나 문을 열고 물 뿌리고

다시 문 닫고 요렇게 해야 했다.

학교에서 소문난 문제아 2명이 숙제를 안 해왔다.

그 둘은 평소 숙제는 건강한 몸으로 때웠다.

그게 무슨 말이냐면

그 시절은 채벌이 난무하던 시절인데

담임 선생님도 회초리로 손바닥, 발바닥 아무리

때려도 숙제를 안 해오니

최후에 수단으로 화장실 청소를 시켰다.

남자 대변 칸은 사용자가 거의 없다.

위에 설명한 이유로.

그런데 이 두 명의 문제 많은 친구들의 

화장실 청소 속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전문직이었다.

매번 청소에 당첨이라.

그날 문제가 된 건 여자 칸.

이 넘들은 청소 시 노크 같은 건 없다.

문확 열고 물 확 뿌리고 문 쾅 닫고.

그날도 여자 칸 청소.

문 확 열고 물확 뿌리고 쾅 닫고.

그런데 그 칸에는 사람이 있었다.

그것도 선생님.

옛날 문고리 해봐야 "ㄱ"자 모양에 가는 철사를 동그란

고리에 거는 건데.

이넘들이 확 잡아당기면 그냥 열린다.

그 여선생님은 물을 완전히 뒤집어쓰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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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화장실을 큰일 보러 자주 가는데.

이런 문화가 아직 있다면 얼른 없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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