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재의 취미생활/식도락

코스트코 LA꽃갈비 솔직한 후기

인생 뭐 있나 2020. 10. 10. 09:48
728x90
반응형

우리 집은 솔직히 엥겔지수 1에 가깝다.

엥겔지수란?

독일의 통계학자 에른스트 엥겔의 논문 발료에서 유래한 것으로 일정 기간 가계 소비 비출 총액에서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가계의 생활수준을 가늠하는 척도이다.

가계의 소득이 올라도 필수 소비품목인 식료품의 소비량은 크게 늘어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보면 소득이 오를수록 엥겔지수는 낮아진다.

엥겔은 엥겔지수가 0.25 이하이면 소득 최상위, 0.7 이상면 극빈층이라고 정의했다.

엥겔의 발표 당시에는 외식비, 식료품 가격 인상 등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현재 가계의 생활수준을 엥겔지수 만으로 설명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지만.

사실 우리 집의 엥겔 지수를 높이는 2대 식료품 주범이 과일과 소고기이다.

시골 부모님이 지금 보다 젊은 시절에 과수원을 하셔서 다양한 과일을 많이 먹었다.

이 먹었다의 양이 보통 다른 집과는 다른 양으로 먹었다.

지금은 부모님이 나이가 드셔서 더 이상 과수농사를 못하신다.

과일 농사는 과일 옮기는데 어느 정도의 근력이 있어야 하기에.

안타까운 게 이렇게 과일을 많이 먹던 버릇은 환경이 변해도 쉽게 변하지 않더라.

"먹을 거 없어요?"

과일이 떨어지면 우리 아이들이 하는 말이다.

밥을 먹고 '먹을 거 없어요' 라고 묻는 것은 과일 없냐는 물음이다.

우리가 못 먹는 것은 참아도 아이들이 못 먹는 것은 못 참는 애들 엄마가 과일을 사다 나른다.

그럼 월급은 어느새 통장에서 눈처럼 녹아 사라진다.

그 다음 우리 가족의 엥겔지수를 높이는 것이 이놈 소고기이다.

호주산, 미국산도 좋고 값도 싸지만 아이들이 잘 안 먹는다.

내가 어릴 때 돼지고기는 아버지가 장에 가신 날이면 그래도 한 번씩 먹었지만 소고기를 구워 먹은 기억은 거의 없다.

국은 그래도 가끔 먹었지만.

사실 소고기를 처음부터 한우를 먹은 것은 아니다.

가격이 저렴한 호주산 소고기를 좋아했는데.

우리의 입맛을 이렇게 변하게 한 것은 처갓집.

애들 외갓집의 영향이 컸다.

"난 이제 가장 좋은 것만 한다.

혹시 너희들도 뭐 선물을 사더라도 아예 제일 좋은 게 아니면 사지 마라."

평생직장 생활을 열심히 하신 장인어른이 퇴직하실 때 하신 말씀이다.

정말로 장인어른은 그 말씀을 실천하셨다.^^;

(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 인생 길지 않다는 것을 느끼며.)

그 이후로 처가에서 하는 회동은 주로 고깃집이었다.

그것도 한우.

한우 중에서도 토시살, 안창살, 치마살 등등 이름도 어려운 부위를 사주셨다.

가끔 몇 번 얻어먹고 나면 우리가 내기도 해야 하는데 은근 그게 부담스럼 기는 했지만 역시 특수 부위는 맛이 달랐다.

서론이 길지만 우리 집은 소고기에 대한 엄청 까탈스러운 입맛을 가지고 있다. 현재는.


오늘의 코스트코 원픽으로 양념 LA 꽃갈비가 당첨되었다.

총 무게 1.9kg 뼈 무게를 빼도 적은 양은 아니다.

가격은 미국 소고기라 그래도 한우에 비하면 많이 저렴한 편이다.

사실 이걸 이전부터 사고 싶다고 한 집사람을 계속해서 말리고 있었는데 오늘은 말리지 못했다.

유튜브 영상까지 들이밀며 사자고 강력히 주장해서.


LA갈비란?

쉽게 설명하면 갈비를 자르는 방향이 우리가 먹은 일반적인 갈비와 달라서 이름이 붙여진 것이다.

한국식 갈비는 우리 몸으로 치면 척추에 수직으로 잘라서 얻어지는 갈비이다.

LA갈비는 척추와 나란하게 자른다.

LA갈비는 고기 결을 수직으로 잘라서 기본적으로 일반 갈비보다 부드럽다.

왜 LA갈비라고 하는가는 두 가지 설이 있는데 래터럴에서 엘과 에이를 따서 LA갈비라는 설과 LA 교포들이 먹던 걸 수입해서 이렇게 되었다는 설이 있다.


 

 

위에 사진처럼 양이 적지는 않다.

4인 가족 2회분 정도 될 것 같다.

(많이 먹는 집은 1회분)

사면서도 걱정한 게 소고기 기름이다.

생각보다 기름이 많아 보였다.

우리 집은 기름 많은 부위는 잘 먹지 않는다.

(고급 부위지만 갈빗살은 싫어한다. 첫 몇 점은 맛있지만 나중에는 느끼한 게 갈빗살이라서.)

이런 현실 때문에 말렸다.

"네가 밥해라?"

사실 이 한마디가 무서워 더 말리지 못했다.

또한, 기름이 있으면 다 떼어내고 구워줄게 그 말을 철석같이 믿었다.

 

하지만 사고 나서 다음 날 집사람이 미장원을 갔다.

점심 먹고 바로 간 미장원을 7시가 다 되어서 돌아오셨다.

저녁이 급해지자 기름 제거 없이 바로 구워 먹을 수밖에 없었다.

첫판은 배고프다고 아우성인 아이들을 준다고 급하게 집사람이 구웠다.

다음 판은 내가 구웠는데 이 코스트코 LA꽃갈비의 첫 번째 단점.

다른 양념 고기도 마찬가지이겠지만 너무 잘 탄다.

자주 뒤집어도 프라이팬이 눌어 붙는다.

 

 

일단 색감은 나쁘지 않았다.

냄새도 나쁘지 않았고.

 

 

 

드디어 시식하기.

총 4명이 시식한 결과의 통계이다.

1. 고기의 육질은 어떤가? 

3명 질기다.

1명 먹을만하다.

2. 양념의 맛은 어떤가?

4명 양념은 나쁘지 않다.

(보통 시중의 양념 고기류는 너무 달아서 싫어하는데 이 LA꽃갈비는 양념은 많이 달거나 자극적이지 않았다.)

3. 다시 사 먹겠는가?

3명 질겨서 싫다.

1명 맛있는데. 먹을 만 한데.

위 질문 중 계속해서 다른 대답을 한 사람은 바로 저 물건을 구매하자고 강력히 주장하신 분이다.

엄청 질겨서 씹지 못할 정도는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한우 등심(안심, 토시, 안창, 치마 등 보다는 확실히 한 두 단계 더 질기다.)보다 조금 질긴 수준의 육질과 무난한 양념.

사실 내가 먹기에는 소고기 기름 맛이 조금 많이 난다.

난 소고기 기름 엄청 싫어한다.

다시 산다고 하면 나는 말릴 것이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