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놈의 촌 이야기

노루(고라니), 토끼 이야기

인생 뭐 있나 2020. 1. 5.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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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놈의 촌 이야기

이번 주제는 노루 이야기다.

어릴 때 노루라고 어른들이 가르쳐 준 것이 지금 생각해보면 고라니였다.

하지만 우리는 노루라고 불렀으니 그냥 노루라고 써보련다.

두시탈출 컬투쇼라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자주 들으시는 분은 알 것이다. 고라니 울음소리.

김태균 씨가 고라니 소리를 자주 내시더라.

고라니

아이들을 데리고 체험형 동물원에 간 적이 있다.

아이들에게 고라니는 역시 귀엽고 사랑스러운가 보다. 

하지만 나의 어린 시절 노루라고 불린 고라니는 그리 좋은 이미지가 아니다.

가난한 농부에게 두더지, 고라니는 밭과 작물을 망치는 나쁜 동물이니까.

특히 고라니는 일년 힘들게 지은 농사를 단 몇 분만에 초토화를 시킨다.

지금은 야생동물 포획은 불법이다.

하지만 아주 옛날 우리가 어렸을 때 겨울이면 산에 올라 토끼가 다니는 길, 노루가 다니길은 찾는다.

신기한 게 토끼나 노루는 자기가 다니는 길이 있다.

숙련된 사냥꾼인 동네 아이들은 금방 토끼와 노루 길을 찾는다.

그다음 탐사 후 찾아오는 게 똥이다. 토끼 똥, 노루 똥.

토끼 똥과 노루 똥 중에서도 오래되고 마른 똥이 아니라 색깔이 짙은 금방 눈 똥을 찾는다.

금방 눈 똥이 있다는 건 최근에 다니는 길이라는 것이다.

길과 똥을 찾으면 "목로"라고 불렀던 올가미를 설치하고 매일 올가미 설치한 곳을 가본다.

겨울이라 잡힌 토끼나 노루는 얼어 냉동실에 넣은 고기처럼 되어있다.

(생명 존중이나 그런 의미로 보지 말자. 못먹고 힘들던 때라 겨울철 주요 단백질원이었다. 그리고 지금에 시골에서 목로 놓는 사람 없다. 불법이고 이제는 다 살만한 시대니까)

토끼는 목로 주인이 가져가고 노루는 동네 사람 다 모여 잔치를 했다.

노루 고기 지금 먹으라고 하면 절대로 못먹지 싶다. 누린내 정말 심하고 고기도 질기기에.

산토끼 잡을 때 목로가 아니고 동네 사람 다 산을 포위해서 잡는 방법도 있는데

토끼는 뒷다리가 길어 오르막은 엄청 빠르게 달린다. 하지만 내리막은 엎어질 듯 달리기에 느리다.

산꼭대기에서 양동이를 두드리며 시끄럽게 하고 산 아래로 토끼몰이해서 잡기도 한다.

하지만 토끼도 그리 멍청하지 않아 밑으로 몰아도 빠르게 옆으로 훽 지나가 버린다.

겨울이 아니면 못잡는 노루인데, 여름에 노루 고기 동네잔치를 한 적이 있다.

그 시절 집집마다 경운기와 오토바이가 있던 시절이다. 경운기는 느리고 시끄럽다.

경운기가 다가오면 노루가 저 멀리 서 갑자기 후다닥 뛰어 나간다.

오토바이는 경운기 보다 빠르고 라이트 불빛도 밝다. 

하루는 밤에 논에 물을 대고 귀가하시던 아버지가 오토바이를 몰고 오는데, 길을 건너던 노루가 

고개를 돌렸다.

노루가 눈에 강한 불빛을 맞으니 꼼짝도 못 하고 제자리에 서 있었다.

다음 날은 우리 동네 노루 고기 잔치를 했다.

시간이 흘러 2018년에 시골에서 어머님을 모시고 외식을 했다.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어머님을 댁으로 모셔드리려고 면에서 어머님 댁으로 모셔드리던 중

노루 한 가족이 도로를 건너고 있었다. 어미는 건너고 새끼는 도로 한가운데서 가만히 서 있었다.

옛날 아버지처럼 노루가 눈을 돌리다가 강한 빛에 움직임이 완전히 멈췄다. 얼음 땡 할 때 얼음처럼 가만히 있었다.

그러자 어머님의 한 마디

"확, 쳐봤뿌라." (경상도 말로, 확 치어버려라라는 뜻)

아이고 어머니 제가 고기 더 사드릴게요. 죄송합니다. 하고 무사히 건너가도록 했다.

그 노루 가족은 어느 배추밭 하나를 완전히 쑥대밭으로 만들고 다음 밭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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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퀴즈

산토끼 반대말은?

1. 집토끼

2. 죽은 토끼

3. 바다 토끼

4. 염기토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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